홍준표 이번주 소환… 강모 전 비서관 등 최측근 잇단 조사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5일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 경남지사를 이번 주 안에 조사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홍 지사 측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8일께 나올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홍 지사의 전 보좌관, 비서관 등이 성 전 회장 측에서 금품을 받을 때 연루된 단서를 잡고 이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연달아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홍 지사의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수사는 기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말해 사실상 홍 지사를 사법처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 금품 수수 의혹 건으로 이미 고발된 상태여서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검찰이 이날 소환한 홍 지사의 측근은 나경범(50)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 모 전 비서관이다.
나 본부장은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 시점인 2011년 6월에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홍 지사의 캠프에서 재정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은 나 본부장을 상대로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을 받아 홍 지사 측에 건넸다고 주장하는 윤승모(52) 경남기업 전 부사장과 캠프 운영자금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는지, 윤씨로부터 실제 돈을 받았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당시 홍 지사 캠프에서 실무를 맡았던 강씨도 이례적으로 이날 오후 7시 께 소환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강씨는 당시 홍 지사 캠프에서 나 본부장만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강씨는 홍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그를 보좌했고, 당 대표 경선 때 나 본부장이 맡은 재정 업무를 제외한 다른 실무를 책임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을 홍 지사 측에 건넸다고 주장하는 윤 전 부사장을 지난 2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4차례에 조사했다.
특별수사팀은 중요 참고인인 윤 전 부사장에 대해 일차적으로 확인할 모든 사항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1억원을 쇼핑백에 담아 국회 내 모처에서 홍 지사 측에 전달했으며, 금품전달 과정을 나 본부장과 강씨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휴일 오후 이들을 연달아 소환한 것도 두 사람이 1억원이 오간 현장에 있었거나 돈을 처리하는 실무를 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나 본부장 등은 검찰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나 본부장은 경선 캠프에서 많은 일을 했던 분이라 확인할 사항이 많다”며 “강씨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번주 홍 지사를 조사한 뒤 내주부터 성 전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완구 전 총리의 주변 인물 소환 수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