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상주본’ 소유자 주택 화재…소실여부 묵묵부답

경북 상주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50대 남성 집에서 불이 났다. 이 남성은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훈민정음 상주본이 불에 탔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26일 오전 9시 25분께 경북 상주시 낙동면 구잠리 배모(52)씨의 집에서 불이 나 30여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고서적과 골동품, 내부집기 등이 소실됐다. 화재 당시 배씨의 형은 집에 있었고 배씨는 외출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배씨의 형은 “불이 작은 방에서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씨를 상대로 조사를 했지만 훈민정음 해례본이 불에 탔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배씨는 2008년 집 수리를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했다고 문화재청에 밝혔고 이후 이 해례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확인돼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상주의 골동품 업자 조모씨(2012년 사망)는 “배씨가 상주본을 내게서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민·형사 소송이 벌어졌고 배씨는 민사소송에서는 졌지만 형사재판에서는 절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소송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배씨는 훈민정음 상주본의 보관 장소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현재 훈민정음 상주본을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 지는 배씨만 알고 있다.
[상주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