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밤 11시, 고요하던 서울 혜화경찰서에 한 통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지적장애 3급인 아들 송모군(18)이 없어졌다는 한 아버지의 실종 신고였다.
송군은 함께 외출했던 부모와 헤어져 먼저 집으로 갔다. 그러나 정작 집에 돌아왔을 때 송군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급히 송군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장애 탓에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171cm 키에 마른 체형, 짧은 스포츠형 머리, 검정 점퍼와 등산복 바지. 경찰에게 주어진 단서는 송군의 아버지가 알려준 인상 착의 뿐이었다.
경찰은 즉각 인근 덕산·동묘파출소와 112 타격대 등 20여명을 동원해 송군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밤 늦은 시간인데다 송군이 행선지를 정확히 지목하지 않은 채 계속 옮겨다녀 수색 작업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상황을 전해들은 혜화서 효제파출소 소속 이용석 경위(57)와 윤태철 경위(55)는 ‘매의 눈’으로 낙산 성곽길 근처부터 관내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 경위 등은 수색 약 5시간 만인 15일 오전 3시50분께 종로구 이화동의 한 골목길 구석에 앉아 있는 송군을 찾아냈다. 송군이 아버지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주변 상가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를 말한 것이 단서가 됐다. 정작 해당 번호가 적힌 곳에 송군은 없었지만 이곳을 중심으로 수색을 펼친 끝에 송군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경위와 윤 경위는 “추운 날씨와 송군의 장애 때문에 최대한 빨리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늦은 밤 끈질긴 탐문 끝에 송군을 가족 품에 돌려보낼 수 있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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