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부모 반대에도 불구, '9시 등교제'와 자율형 사립고 선발권 축소를 올해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또 어린이집 폭행 사태로 공립유치원 필요성이 커지자 올해 9개의 공립유치원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같은 내용의 '서울시교육청 2015년 주요 업무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시 등교'와 관련해 일선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올해 희망 학교를 중심으로 실시한다. 우선 초등학교 353개교, 중학교 14개교, 고등학교 1개교 등 368개교에서 오는 3월부터 9시 등교를 시행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9시 등교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학교들이 있어 종합적인 집계 결과는 2월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시 등교제'는 현행 등교 시간을 20분(초등학교)~40분(중·고교)가량 늦춰 학생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는데 작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시작으로 진보 성향 교육감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학부모 반대가 거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달 22~24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 82.1%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반대로 서울 지역 고교 중 참가 의사를 밝힌 곳은 1개교에 불과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찬성한 학교들은 사실상 9시 등교나 다름없는 초등학교가 대부분”이라며 "대입을 앞둔 고교생 학부모들은 '생체리듬 깨진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교육청은 자사고의 면접권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면접없이 추첨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안을 놓고 교육부, 자사고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선 "자사고 선발권이 축소되면 앞으로 이들 학교 출신이 올해 대입 처럼 두각을 나타내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국제중·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 등 특성화중과 특목고에 대한 운영 평가도 실시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6월까지 평가를 진행하고 이후 지정취소 등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무계획에 따르면 공립유치원은 단설 3개원 28학급, 병설 6개원 17학급 등 모두 9개원 45학급이 신설된다. 단설은 유아교육을 전공한 원장이 별도로 운영하는 반면 병설은 초등학교내에 설치·운영되는 체제다. 시교육청은 향후 초등학교 신설시 병설유치원을 우선 설립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학생의 자율적인 성찰이나 체험으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하는 '인생학교'도 신설해 올해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한다. 인생학교는 1년 과정으로 일반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개 학급(총 4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방 교육 재정에 대해 조 교육감은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교육 질을 개선하려면 교육비용이 늘어나는 면이 있다”며 "이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같은 입장으로 (교육 예산 삭감을 주도하는)기획재정부가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과거사 사건 불법 수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춘 감사관 내정자에 대해 일단 임용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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