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유착 의혹을 제기해 고소당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에게 면책특권이 적용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유철 부장검사)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조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적용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조 의원은 지난해 7월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된 한 장의 사진을 토대로 "전직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할 때 유병언하고 밥 먹은 사진이 나왔다. 확인해 봤나”라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 사진은 수사기관이 유 전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당시 SNS에 급속히 유포됐지만 사진 속 인물은 실제로는 유 전 회장이 아닌 참여정부 당시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42)씨는 조 의원을 허위사실과 사진을 유포한 네티즌과 함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조 의원을 한 차례 서면 조사한 검찰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지지 않는 헌법 45조의 면책특권을 적용,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의 처분에 대해 건호씨 측 법률대리인은 "명백히 허위임을 알면서도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고소한 것”이라면서 "검찰은 당시 조 의원이 이 사진에 대해 사전에 허위라는 점을 알았다고 인터뷰한 일간지 기자를 조사하지도 않고 불기소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의원은 질의 당시 허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질의 직후 다른 의원의 지적으로 허위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해 대법원 판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건호씨 측은 검찰 처분에 대해 항고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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