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띠 미착용해도 보험금 전액 지급" 첫 판결

【 앵커멘트 】
보통 안전띠를 매지 않아 사고가 나면, 운전자의 과실로 봐서 받는 보험금이 깎이게 되는데요.
그런데 보험금을 덜 주도록 한 약관 자체가 무효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보험금을 다 주라는 겁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매일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교통사고.

안전띠를 맸는지에 따라 생사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이 때문에 많은 보험사는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사고가 나면 보험금을 덜 주도록 약관에 적어 놓습니다."

지난 2009년 박 모 씨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자 도로 2차선에 차량을 잠시 정차합니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차량이 박 씨의 차를 들이받았고, 안전띠를 매지 않은 박 씨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원래는 보험금 4천5백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보험 약관에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보험금 20%를 깎는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보험금 문제는 법정으로 옮겨갔고, 1·2심은 약관에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고의로 사고를 내지 않는 한 반드시 보험금을 주도록 한 상법과 맞지 않아, 약관 자체가 무효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박기억 / 변호사
- "보험금을 전액 지급한다는 것이 기본 법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에 반하는 약관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런 약관을 하나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고요."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보험금을 전액 줘야 한다는 이번 첫 판결로, 자동차보험 약관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