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기가 침몰 사고 전에도 운항 중 수차례 이상을 일으켰다는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 사고 당시 운항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씨(25.여)는 4일 오전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임정엽)의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공판에서 "조타기 고장을 알리는 알람이 수시로 울렸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알람이 울리면 조타기 전원을 껐다가 켜면 다시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세월호 신보식 선장과 1등 항해사에게 알람이 울리면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물었지만 본인들도 잘 모르는지 이해할만한 답변을 안 해줬다"면서 "신 선장이 껐다 켜면 된다고 해서 그 때마다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에는 조타기 알람이 울리지 않았으며 운항 상 크게 문제가 될 정도의 조타기 이상은 없었다"고 했다.
조타기 이상 징후에 대해 일부 변호인들이 '조타기 고장으로 세월호 사고가 난 것 아니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서는 조타수 조모씨와 진술이 엇갈렸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변침 명령에 따라 140도에서 145도로 돌렸으나 선수가 계속 우현쪽으로 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법정에서 "조씨에게 145도 변침 명령을 내리고 난 뒤 배가 좌현으로 심하게 기울었다"면서 "평소 다른 기울기라서 놀랐는데 점점 더 기울면서 배가 우측으로 돌았다. 몇 초만에 급박하게 좌현으로 기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한 변호인이 '조씨의 조타 미숙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느냐'고 묻자 박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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