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4)이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 선고를 받았다.
부산고법 형사합의1부(구남수 부장판사)는 21일 박 전 차관에 대한 항소심에서 2010년 3월 29일 오후 9시 46분께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 씨(52)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처리 설비 공급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원심과 같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품을 수수했다는 날은 박 전 차관이 청와대에서 열린 조셉 카빌리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국빈만찬에 참석한 날인데 '정확한 약속시간을 정하지 않고 1시간 30분가량 무작정 기다렸다'는 이씨의 진술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 전 차관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68)으로부터 원전 관련 정책수립에 한수원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 벌금 1400만원,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며 박 전 차관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박 전 차관을 상대로 한 로비 명목으로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 씨(56)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윤영씨의 항소도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2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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