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없다고 무단횡단?

【 앵커멘트 】
지하상가가 있는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없다는 사실 아십니까.
그러다보니 지하도 대신 무단횡단하기 일쑤고, 특히 장애인들이 불편합니다.
그 현장을 김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의 한 전통시장 앞 교차로.

택시와 오토바이가 지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줄지어 무단횡단을 합니다.

중앙선 위에 나란히 서 있다 차도를 건너고, 지나가는 차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뛰어갑니다.

아이를 안고 태연히 건너는가 하면, 수레를 끌고 가로지르기도 합니다.

직접 차를 타고 지나가보니 아찔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 인터뷰 : 무단횡단 시민
- "지하도 있어도 늙으나 젊으나 전부 여기로 다녀요. (계단 때문에?) 예, 계단은 불편해."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바로 인근에 지하도가 있지만, 계단 이용이 번거롭다 보니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지하도 2백 미터 이내에는 횡단보도 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병권 / 뇌병변 장애인
- "지하도도 못 가고 장애인은 한 바퀴 돌아서 가려면 불편하죠. 한참 돌아서 가려면."

인근 지하상가 위 도로도 마찬가지.

8백 미터에 이르는 차도 위에 횡단보도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단횡단을 막으려고 설치한 안전펜스까지 뛰어넘습니다.

워낙 도로가 넓다 보니 단속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

예외적으로 횡단보도 설치가 가능하지만, 지하상인들 반발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 인터뷰 : 지하상가 관계자
- "생계가 달린 문제니까. 횡단보도가 들어선다고 하면 그만큼 통행량이 줄어드니까…."

무단횡단 단속과 함께 무단횡단을 부추기는 현 도로 규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