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의 염전에서 길게는 5년 동안 노동착취, 사실상 노예생활을 한 장애인 2명이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
이들은 월급도 받지 못하고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도 치료를 받지 못한채 생활했다.
6일 경찰은 전남 신안군 한 염전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40대 김모씨를 구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1년 6개월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폭행을 당해도 참으며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염전에서 5년 동안 강제 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48살 채 모 씨도 함께 구출했다.
채 씨는 일하다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고도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불법 직업소개소 직원의 말에 속아 염전에 팔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 등 2명을 가족에게 인계하고 무허가 직업소개소 직원 이 모 씨와 염전 주인 홍 모 씨 등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염전 작업을 하는 3~9월에 6000평 규모의 염전에서 소금 내는 일을 했고, 그 외 기간에는 논, 밭 일 등 집안일에 주로 동원됐다. 이들은 쇠파이프 등을 이용한 폭행에도 시달렸고, 채 하루 5시간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기도 했다. 숙소는 창고를 개조한 누추한 곳으로 확인됐다.
구출의 실마리는 김씨가 어머니 배모씨(66·여)에게 몰래 보내려 밤마다 적던 편지에서 시작됐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김씨는 "섬에 팔려 와서 도망갈 수 없다. 구출해 달라"는 내용을 편지로 써 품 안에 간직하던 중 지난달 13일 이발하려 읍내에 나온 틈을 타 우체국에서 어머니께 편지를 부쳤다.
편지를 받은 배씨는 구로서에 편지를 제보했고, 서제공 실종수사팀장(경위)을 비롯한 경찰의 수사 끝에 김씨가 구출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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