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성추행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은 것에 고민하던 1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20분께 충남 아산 한 원룸 신축공사장에서 박모(17)군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건축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경찰에 "공사 실사를 위해 찾았다가 한 원룸의 문이 열리지 않아 확인해보니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군이 테이프로 문틈이 막혀 있는 원룸 안에서 누운 채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안에는 타다 만 번개탄이 함께 발견됐다. 박군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유서 형태의 메모를 남겼다.
메모에는 '못난 아들이라 죄송스럽다. 너무 힘들다. (다른 가족에겐) 희망이라는 게 있는데 난 그런 게 없었나 보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군은 아버지가 성추행 가해자로 유죄가 내려진 것 등에 대해 평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군 아버지에게는 신상정보공개 명령도 함께 내려져 박군을 포함한 가족들은 가장의 신상정보가 주변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힘들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군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한 이유를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사망 경위에 대한) 범죄 혐의점이 없고 유족도 원하지 않아 부검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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