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금을 갚기 위해 아내의 외할머니 집에서 강도짓을 한 혐의로 기소된 부부 가운데 아내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남편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6형사부(김용배 부장판사)는 1일 혼자 사는 외할머니를 위협해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기소된 최모(36·여)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는 81세인 외할머니를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으나 범행 후 자수하고 반성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집행은 유예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범행을 공모하고 망을 본 혐의로 기소된 남편 이모(40)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편 이씨가 아내 최씨의 부탁을 받고 외할머니의 집 인근 20∼30m 앞까지 차로 데려다 준 뒤 차량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망을 보는 등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아내가 범행 후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에서 이씨가 대기하던 승용차에 타 숨을 헐떡거리며 출발을 재촉한 점 등 공모사실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일부 사실은 있지만 확신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부부가 공모했다면 아내가 망을 보는 것이 상식이며, 이 씨가 아내에게 자수를 권유한 점 등을 무죄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최씨는 카드대금의 연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값을 형편이 되지 못하자 지난해 11월 5일 전남 담양군 외할머니 집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 외할머니의 양손을 묶은 뒤 25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백승기 인턴기자(bsk0632@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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