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주석단 3연속 배제된 김여정 포착… 우상화 되는 김주애?

귀빈석 물론 주석단에도 없던 김여정…위상에 변화 있나
'김주애 우표와 백마' 까지 등장

지난 8일 밤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설일(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하며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그간 북한의 ‘2인자’로 불려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행사 뒤편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날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집중 조명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통일부는 이날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녹화 중계한 열병식 보도 화면에서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붉은 원)이 식별됐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이 딸 김주애, 리설주 여사와 함께 열병식장에 도착해 입장하는 동안 군인들 뒤편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중계 화면에 따르면 김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대열과 멀리 떨어져 입장하는 김정은과 김주애, 리설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해당 인물은 이 장면을 제외하고는 열병식 중계 화면에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열병식은 북한군에게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김정은 가족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행사로 귀빈석에는 지금까지 2인자로 알려졌던 김 부부장이 아닌 김주애가 앉았습니다.

과거 같으면 김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하거나 주석단 위에 있었을 김여정이 전면에서 물러나 오빠 부부와 조카의 등장을 지켜보며 실무진의 역할만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김 부부장은 주석단에도 앉아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주애의 등장으로 김여정의 위상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주석단에 오르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서 특별히 현 단계에서 평가할 내용은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김주애는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군 사열을 받았고 주석단에서 아버지의 얼굴을 만지는 등 스스럼없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외신에서는 김주애를 대외에 공개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김여정의 위세를 우려하는 부인 리설주 여사를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여정의 위상에 대한 변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열병식을 계기로 북한의 '김주애 띄우기'는 가열되는 모습입니다.

북한은 이날 김주애 사진을 담은 우표 도안을 공개했으며 열병식 영상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까지 등장시켰습니다.

다만 여전히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날 발표한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서 김주애를 둘러싼 후계자설에 대해 "김주애는 열병식 내내 자유롭게 행동했는데 통상 후계자에게 요구되는 절제된 자세나 태도들은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