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당 인사들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단일대오'로 뭉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안에서 고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이재명 퇴진론'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하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은 "민주정당이라면 전략과 정책을 가지고 얼마든지 논쟁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반성이 필요한 일에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재명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다. 그래서 여러분의 비난과 비판도 많이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박 전 위원장은 퇴진 반대 이유에 대해 "대안도 없이 당대표가 내려온다면 당은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된다"며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당의 당원과 국민이 선택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1당의 대표"라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다만 전략과 전술을 바꿔야 한다"며 "방탄투쟁이 아니라 민생투쟁으로 바꾸고, 강성 팬덤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과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586그룹 용퇴'와 '펀덤 정치 쇄신'을 주장하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주류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그런 박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이 대표의 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해 "실망스럽다"고 했던 전재수 의원도 김해영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의 이재명 퇴진 발언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좀 아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주식 보유 비판으로 '내부총질' 비판을 받았던 전 의원이 이 대표의 퇴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것으로 폴이된다. 전 의원은 "지금 정치적 내전 상태인데 과연 그런 발언이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쓴소리보다 단일대오로 뭉쳐야 할 시간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지금은 그렇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비명계에서 비대위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와 집권 세력이 원하는 게 그것"이라며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 논의는 당내에서 일절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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