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김문기 모른다 한 건 갑자기 물어봐서…"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블랙아웃"

어제(24일) 지난 2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가 고(故) 김문기 성남 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 1처장 유족 측에 먼저 연락해왔다며 당시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날 채널 A의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이 전 후보 캠프 측 인사 A씨와 지난 2월 2일 만났습니다.

유족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한 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고 A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블랙아웃 된다.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하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유족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A씨는 “원론적인 답변이지.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고”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출신으로 같은 해 경기도 산하 기관장을 지냈으며,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사퇴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은 “가장 서운한 건 자기(이재명 대표)가 직접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든가. 저희를 진정시키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사장님께서 저 만나시러 오신 것도 조심스러우셨을 거잖나”라고 묻자 A씨는 “조심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본인도 부담스러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유족이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물론 사장님이 왔지만 제가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온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하자 A씨는 “뭐 의논하고 왔죠.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 낭비고”라고 했습니다.

이어 “도와줄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지”라며 이 대표를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A씨와 1시간 넘게 대화한 뒤 유족은 이 후보 측의 추가 연락을 기다렸으나 답이 없자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으며, 대장동 개발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때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현안에 대해 김 전 처장에게 대면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고 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