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에는 모임이 잦아 술 마실 일도 많다. 거듭되는 술자리에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의 몸 상태와 체질에 적합한 술을 찾아 마시는 것도 건강을 챙기는 방법이다.
체질별로 어울리는 술 따로 있다
체질상 ‘태양인’에 속한다면 폐가 튼튼한 반면 간이 약해 기본적으로 술에 취약하다. 열을 내려 주는 와인이나 샴페인처럼 도수가 낮은 술을 한두 잔 마시는 정도로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 좋다. 간 기능이 좋은 ‘태음인’은 해독 작용이 원활해 주종을 따지지 않고 즐겨 마시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열이 부족한 체질이라 찬 성질의 맥주는 피해야 한다. 대신 도수가 높은 소주나 양주, 매실주와 오미자주 같은 과실주가 궁합이 맞다.‘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아 열기를 빠르게 올리는 독한 양주나 정종은 어울리지 앉는다. 뜨거운 성질의 술은 흥분을 야기해 에너지 소모를 부르면서 가뜩이나 약한 신장 기능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열을 식혀 주는 찬 성질의 맥주가 좋다. 반면, 평소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소음인’이 맥주처럼 찬 성질의 술을 마시면 설사로 고생하기 쉽다. 소음인에게는 성질이 따뜻한 소주, 막걸리, 정종, 고량주 등이 잘 맞는다. 열을 올려 주는 인삼주도 괜찮다.
음주 후 증상 살피면 궁합 보여
술이 조금만 들어가도 배가 아프다면 장이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다. 알코올은 위에서 20~30%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되는데, 알코올이 소장 운동을 촉진해 수분과 영양이 그대로 배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15도 미만의 순한 술을 마시면 소장의 알코올 흡수율을 낮출 수 있다.음주 후 두통이나 어지럼증에 시달린다면 혈관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이 동맥을 확장시키는 데 따른 증상이기 때문이다.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고 음주 중간중간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알코올 흡수율을 떨어뜨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화주나 칡주는 혈액 순환을 도와 두통을 줄여 준다.
평소 숙취가 오래 간다면 막걸리보다는 소주가 낫다. 숙취 정도는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 양에 좌우되는데, 발효주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많이 들어 있는 반면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는 여과와 증류 과정 중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충분히 날아가기 때문이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과 얼굴이 붓는다면 소주가, 몸이 잘 붓지 않으면 맥주가 더 맞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0호(24.12.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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