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실패는 엄청난 국익손실 불러와"
"외교라인 문책 통해 재발 막아야 한다"
"외교라인 문책 통해 재발 막아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패싱' 논란을 다시 꺼내 들며 이로 인해 한국 전기차 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7일) 오후 1시쯤 SNS를 통해 "펠로시 의장 패싱이 한국기업 패싱을 초래해 한국 전기차 업체만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는 외신 보도"라고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업체의 피해는 물론, 장기적으로 생산 업체의 국외 이전으로 큰 경제적 손실과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역점 정책 중 하나로 꼽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서 한국 기업이 패싱당한 이유로 윤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IRA'는 전기차, 태양광,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들 기업들에 인센티브, 세금 공제 등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미국 본토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한해 1대 당 750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이 때문에 현지에 공장이 없는 현대·기아차는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설마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개연성을 부정할 수도 없다"며 "국익중심 실용외교라는 뚜렷한 원칙 하에 외교는 치밀하고 섬세하며 철두철미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어 "서희의 예를 들 것도 없이 외교는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외교 실패는 엄청난 국익손실을 불러온다"며 "특히 강대국에 포위된 국가가 균형을 잃고 이리저리 휩쓸리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외교라인 문책을 통해 경각심을 제고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특별 협상단을 파견하던 신속한 전기차 패싱 수습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며 "경제와 민생을 포기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지배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배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연극을 보고 난 후 배우들과 인근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배우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앞서 미국 국가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지난 3~4일 방한했지만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방한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은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었는데, 대면 면담 대신 통화로 소통을 한 겁니다. 대통령실은 만남 불발 이유에 대해 "펠로시 의장 방한 일정이 대통령의 휴가 일정과 겹쳤기 때문에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며 서울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냉대했다", "중국을 의식한 패싱 아니냐" 등 즉각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MBN을 통해 "미국의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하원 의장이 왔는데, (만난다, 안 만날 것이다 하는) 그 과정이, 의전 절차가 굉장히 부실했다"며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 오기 전이나 온 후나 다 외국의 국가 원수들과 국가 수반들을 만났다. 일본에 가서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났고 그 전에 대만에 가서도 총통을 만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펠로시 의장 홀대 및 부실 의전 논란 등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영문 공식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과 미 의회 대표단과 통화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 우리는 한미 글로벌 동맹 강화를 위한 굳은 의지를 재확인(reaffirm)할 수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사이 통화 내용에 대해 외교와 국방, 기술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등 여러 이슈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통화 시간은 40분 가량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당시 여론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5~6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60.3%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했다"고 봤습니다. "국익을 고려한 것으로 적절했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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