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월 첫째주 여름 휴가를 갖고 정국구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휴가를 떠나는 윤 대통령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심각한 만큼, 휴식보다는 하반기 새로운 정국 구상을 깊이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취임 후 첫 20%대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반전카드를 마련하는 것도 급선무다.
한국갤럽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7월 4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1.1%)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긍정 평가는 28%, 부정 평가는 62%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하락세를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사 스타일이 꼽힌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A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김 여사를 보좌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됐던 김승희 전 의원이 정치자금 사적이용 논란 등으로 낙마했고, 박순애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음주운전 문제등이 불거졌지만 임명 강행됐다.
(왼쪽부터)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과의 문자 메시지 노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권 대행과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라고 지칭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부정 평가 사유에 처음으로 '여당 내부 갈등.권성동 문자 메시지 노출'(3%)이 언급되기도 했다.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비롯해 비대위 전환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만약, 지도부가 바뀐다면 당정 관계 역시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숙제도 생기는 셈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문자 메시지 노출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지난 26일을 마지막으로 한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은 업무복귀 첫 날인 내달 8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락하는 경제상황도 휴가 길을 무겁게 하고 있다. 금리와 물가가 치솟고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은 감소하는 퍼펙트 스톰의 위기 상황이다. 미국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 금리가 2020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역전되며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또 현재와 같은 유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오는 10월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는 서민과 취약계층 등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방문, 폭염 속 민생치안 활동에 여념이 없는 경찰관들과 환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역대 대통령들도 급락했던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에 힘입어 국정운영에 탄력을 붙였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대선에선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취임직후부터 한미소고기협상 졸속 논란과 광우병 촛불집회에 휩쓸리면서 20%대로 추락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일련의 쇄신정책을 추진,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해 반전을 꾀했다. 2020년 12월 부동산 실정 탓에 지지율이 추락하자 문 전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종호 민정수석 등이 사의를 하루 만에 수리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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