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尹 '文 사저 시위' 발언 비난…"퇴임 대통령과 비교 옹졸해"

"아무런 권한 없는 퇴임 대통령 사저 앞 테러와 현직 대통령 집무실 앞 현안 시위 비교 불가"
"'집시법' 몰라서 질문했겠나…'법대로 하자'는 발언 무책임해"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 앞 극우·보수단체들의 욕설 집회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 주변도 시위가 되는 판"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옹졸하다"고 비판했습니다.

8일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아무 권한도 없는 퇴임 대통령의 개인 집 앞에서 매일매일 욕설을 퍼붓는 걸 어떻게 현직 대통령 집무실 앞 현안 시위와 비교할 수 있겠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건 현직 대통령에게는 각종 현안을 해결할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임한 대통령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면서 "(극우·보수단체들의) 시위가 공공성이나 역사성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욕설"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더구나 대통령 집무실 앞 시위 금지를 취소해 달라는 관련 소송에 대해 법원이 집회 허용을 결정했는데도 경찰이 금지해왔다. 그래놓고 전직 대통령 사저 앞 욕설 시위는 법대로 하자는 것인가"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김씨는 "'법대로 하자'는 건 대통령실의 비서들이 하는 얘기다. 그들은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니 그렇게 말해놓아도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된다. 그렇기에 안전하고 간편한 답변을 하는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비서들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은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몰라서 물어본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 중인 한 차량 / 사진=연합뉴스

이어서 그는 "문 전 대통령 집 앞에서 한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욕설, 고성은 모욕, 증오, 혐오 이런 내용이다. 시위라기 보다는 욕설 유튜브 방송이고, 그걸 내보내며 슈퍼챗이라는 후원까지 받는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시위와 다르다"며 "집시법에서 규정하는 시위의 범위 안에 들어가기는 하나 그게 집시법으로 다룰 일은 아닌 것 같아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한 것인데 거기에 '법대로 하자'고 답한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또 "대통령 집무실 앞 시위는 유권자가 현직 대통령에게 현안을 두고 요구하는 바를 말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현직 대통령도 공적 공간인 집무실은 집회를 허용하지만 생활 공간인 관저는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양산에서 하고 있는 건 테러고, 가학이고, 괴롭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통해 돈을 벌려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김씨는 "집회의 자유를 국가가 법으로 보장하는 것은 권력이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를 공권력을 통해 차단할까봐 기본권으로 보호하는 것인데,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욕설 시위는) 집회의 자유가 보호하고자 하는 가치와 무관하다"면서 "'이런 갈등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한마디 함으로써 정리를 해 달라'는 것인데 (윤 대통령이) '나는 그렇게 안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