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시절 '산불 나면 헬기라도 타고 온다'
민주 "왜 산불 현장 찾지 않느냐" 비판
민주 "왜 산불 현장 찾지 않느냐"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온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을 꼬집으며, 윤 대통령이 산불 현장이 아닌 축구장을 찾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오늘(3일) 서면 브리핑에서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온다'하셨던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산불 피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피해 지역 주민의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 듯 반려견과의 용산 나들이를 하고 축구 국가 대표팀 평가전을 관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부터 시작된 밀양 부북면 산불은 72시간 30분 만인 오늘 오전 주불이 잡혔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200대가 동원됐으며, 투입된 지상 진화 인력은 8,400여 명에 이릅니다. 다행히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축구장 1,000개 규모와 맞먹는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윤 대통령은 주불이 잡히기 전인 전날(2일) 오후 한국과 브라질 축구대표팀 간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선수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룡장 수여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직접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 선수에게 청룡장을 수여했습니다. 지난 1일 오후 윤 대통령은 천안함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채 청와대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밀양 산불 발생 첫날에는 제 27회 '바다의 날' 기념식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했지만 밀양에 들리지 않고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밀양 산불 이전에 울진에서 산불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울진 산불은 지난달 28일 발생했는데, 이날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대통령 내외가 한가하게 주말을 즐길 때 발생한 대형 산불에 절망한 울진 주민을 찾을 수도 있었는데 만사를 제쳐두고 부산을 먼저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사흘 전 2030 부산엑스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울진을 들르시지는 않았다"며 "윤 대통령에게 '국민과의 약속'이란 어떤 의미이냐.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산불은 진화됐지만 이제부터 피해 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 현장에 윤 대통령이 계시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은 어려움에 처한 국민께서 다시 일어서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강인선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산림청과 소방청 등 산불 진화 기관뿐 아니라 국방부와 경찰청 등 유관 부처는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총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