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2명 한 장관의 딸과 함께 스펙 쌓아와
피해 교수 "데이터 완전히 다른데 통계치 똑같아…사실상 불가능"
피해 교수 "데이터 완전히 다른데 통계치 똑같아…사실상 불가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조카들이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논문의 원저자가 "논문의 몇 단락을 통째로 가져다 쓴 것은 봐주기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U-Penn)의 학교신문인 '더 데일리 펜실베이니안'은 최근 한 장관의 조카 2명이 지난해 2월 작성한 '에스엔에스(SNS)가 시위에 미친 역할과 영향 연구: 2016년 한국 촛불시위 사례의 파이선을 통한 데이터 시각화'라는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상원 뉴멕시코 주립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2018년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커뮤니케이션’에 올린 '시위에서 소셜미디어의 역할: 한국 촛불시위 사례'라는 논문과 46.2%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조카 2명은 한 장관의 딸과 미술 전시나 논문 작성 등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한 후보자의 조카 2명 중 언니는 지난해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입학했고, 동생은 현재 같은 대학에 입학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신문은 2021년 1월7일~10월18일 조카 2명이 참여한 논문 5개가 표절 의혹이 있고 표절률은 46.2~78.2%이며 이 중 3개 논문이 지난 3월8일~5월17일 철회됐다고 밝혔습니다.
원저자인 이 교수는 어제(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장관 조카들 논문 표절 피해 당사자로서 쓰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최근 어떤 단체에서 내 논문이 미주 한인 고등학생들에 의해 심각하게 표절되었다고 연락이 왔다"며 "표절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했는지 궁금한 마음에 한번 그 친구들의 논문을 열어봤다. 나는 '몇 문장 베끼고 짜깁기 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통째로 다 베낀 수준"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방법론 파트는 더 가관이었다. 측정 변인들도 거의 같고 심지어 몇몇 변인들은 통계치가 소수점 두 자리까지 같았다"며 "데이터가 완전히 다른데 통계치가 똑같다? (샘플 사이즈 차이도 아주 크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학계에서 이런 식의 표절이나 조작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물론 만약 내 추론이 틀렸다면 본인이 원 데이터를 공개하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 상황을 보면 모든 일이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것도 솔직히 크게 내키지는 않았다"면서도 "학계의 일원으로써 이 과정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넘어가면 불의에 일조하는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이 글을 쓴다"고 전했습니다.
표절 의심 논문의 1저자와 2저자는 한 후보자 배우자 언니의 둘째, 첫째 딸로, 2저자인 첫째 딸은 표절 의혹에 대해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이다. 모든 정치적 배경을 고려할 때 사이버 폭력은 지나치고 비인도적이다"라고 이메일을 통해 답변했다고 '더 데일리 펜실베이니아'는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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