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시험" 주장했지만…서류 통해 얼굴·이름·수험번호 노출
딸 편입학 당시 심사 본 심사위원, 이듬해 아들 면접 시험에도 참가
교수들 '점수 몰아주기' 논란…면접 만점 준 3명 중 2명, 정 후보자와 논문 집필
딸 편입학 당시 심사 본 심사위원, 이듬해 아들 면접 시험에도 참가
교수들 '점수 몰아주기' 논란…면접 만점 준 3명 중 2명, 정 후보자와 논문 집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학 면접 시험이 이름이 공개된 채 치러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정 후보자는 해당 시험이 블라인드 시험이었다고 주장했기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북대 관계자는 18일 "2017학년과 2018학년 의대 편입학 구술·면접 당시 응시자의 이름과 수험번호가 서류를 통해 심사위원들에게 노출된 상태에서 시험이 치러졌다"라며 "당시 구술·면접에는 커튼이나 마스크 같은 가림 도구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정 후보자의 아들과 딸은 2017학년도에 모두 일반전형으로 의대 편입학 시험을 치렀고, 딸이 합격해 의대에 입학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불합격한 아들은 이듬해 2018학년도 첫 신설된 지역인재특별전형에 응시해 합격했습니다. 관계자는 "응시자의 이름과 수험번호 등을 심사 서류를 통해 기재해오다 2019학년도부터 응시자의 이름을 가리는 식으로 방식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부정 편입 논란에 대해 입을 연 정 후보자는 "당시 의대 편입학 구술·면접 당시 누가 심사하는 지 알 수 없었다. 50여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임의배정돼 누가 심사를 하는지 알 수 없고, 심사위원은 추첨으로 배정해 들어가기 때문에 특정 학생과 특정 교수가 만날 확률은 천문학적인 통계에 가깝다"고 해명했습니다.
경북대학교 전경 / 사진=경북대학교
그러나 중앙일보가 1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의대 편입학 구술·면접 시험 방식 과정에서 완전히 부정이 개입하지 못할 철저한 시스템은 아니었다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경북대에 따르면, 의대 편입학 구술·면접 응시자는 3개 조로 나눠 치르게 되는데 각각 조는 구술시험방 3개와 면접방 1개로 구성되며 심사위원은 각 조별로 12명씩 배정됩니다.
이후 구술시험방 3개와 면접방 1개에 각각 3명씩의 심사위원이 들어가 학생들을 평가하게 됩니다. 36명의 심사위원이 12명씩 3개 조로 나뉘고, 다시 3명씩 조별 4개의 방으로 흩어져 순차적으로 편입학 면접을 진행합니다. 실제 심사위원이 참석하는 조는 3개이기에, 특정 심사위원이 특정 학생을 만날 가능성은 33.3%에 달합니다.
2017학년도 딸의 의대 편입학 일반전형 당시 정 후보자 딸의 구술·면접 시험에 참여한 심사위원 2명은 이듬해인 2018학년도 아들의 지역 인재 특별 전형 구술·면접 시험에 또 다시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습니다.
면접장 배정에 대해 경북대 측은 시험 당일 구술·면접 담당 심사위원 26명은 한곳에 모여 시험 설명을 듣고, 안이 보이지 않는 상자에 한 명씩 손을 넣어 본인이 심사위원으로 들어갈 조와 시험 방 번호가 쓰인 종이를 뽑아 시험방 배정을 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2단계 평가에서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교수들이 정 후보자의 자녀들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정 후보자 딸의 2단계 구술평가에 참여한 교수 9명 중 3명이 20점 만점을 줬는데, 그 중 두명이 정 교수와 각각 11편과 24편의 논문을 함께 쓴 친밀한 사이였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경북대 측은 "정교한 시험 시스템이어서 특혜 배점은 있을 수 없지만,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언론 등에서 제기한 특혜 의혹의 전후 과정을 정교하게 살펴 진실을 밝힐 것"이라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