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공약 참고자료에
여성혐오표현 '오또케' 사용해
논란이 되자 해촉됐던 교수
인수위 "사법공약 정책 수립에 꼭 필요"
여성혐오표현 '오또케' 사용해
논란이 되자 해촉됐던 교수
인수위 "사법공약 정책 수립에 꼭 필요"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집에 여성 혐오 표현을 넣어 선거대책본부에서 해촉됐던 교수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수위는 "꼭 필요한 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4일 인수위에 따르면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법개혁 정책 수립 등을 주도하는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전문위원에 임명됐습니다. 정 교수는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사법분야 개혁 공약에 대한 참고자료를 작성했던 인물입니다.
앞서 지난달 14일 당시 윤 후보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함께 제공한 '공수처·경찰 개혁' 파트 보도 참고자료에는 여성 혐오 표현 '오또케'라는 단어가 사용됐습니다.
해당 자료를 보면 '경찰의 범죄 대처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 증대'라는 꼭지에는 "2021년 11월 15일 인천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범죄 현장에서 무장경찰관이 도망가고 결국 피해자가 흉기에 찔려 중태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위 사건 발생 전에도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찰이 범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부터 피습 받아 다친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오또케'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 경찰이 업무를 하는 동안 여성 경찰은 '어떻게 해'만 외치고 있다는 조롱성 표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GS25 편의점 일부 매장이 아르바이트 직원 모집글을 게시하면서 "지원 자격은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 "오또케오또케하는 분은 지원하지 마세요" 등의 내용을 담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건물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당대표, 윤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당시 국민의힘은 즉각 사과하며 공약집에서 '오또케'를 삭제하고 정 교수를 해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렇게 해촉됐던 정 교수가 한 달여 만에 인수위에 합류한 것이 논란이 되자 윤 당선인 측은 정 교수가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보내왔다고 전했습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정 교수는 사법공약 준비 실무를 총괄했다. 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 주요 사법공약의 틀을 마련하는 데 꼭 필요한 분으로 분과에서는 판단하고 있다"며 '반성하고 있다'는 정 교수의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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