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개표에 결국 울컥 "李 사랑한다"
"尹, 국민 섬기는 마음으로 권력 활용하길"
"尹, 국민 섬기는 마음으로 권력 활용하길"
KBS 대선 개표 방송에 참여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초박빙 양상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결국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2030 여성, 향배 좌우 유권자 집단으로"
개표가 시작된 어제(9일) 저녁부터 KBS1 대선 방송 패널로 참여한 유 전 이사장은 오늘(10일) 오전 2시쯤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내가 이 후보라면 미개표를 계산할 수 있을 거다. 현재 격차를 역전하기에는 남은 표가 너무 적다는 걸 인정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유 전 이사장은 "우선 이 후보에게 위로 말씀드리고, 잘하셨다는 칭찬의 말씀도 드리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민주당 지지자들과 당원들도) 잘하셨다. 잘해도 선거에서 질 때가 있다. 나는 당원이 아니지만, 여러분들의 비전과 생각과 소망이 진짜 올바른 것이라면 시민들이 유권자들이 다시 알아줄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으로 성찰할 것은 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매우 건설적 비판을 하는 다수 야당으로 자기 노릇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때 유 전 이사장의 눈시울과 코끝이 붉어졌습니다. 그는 특히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2030 여성들을 향해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2030 여성들이 처음으로 대선의 권력의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는 유권자 집단으로 떠올랐다"며 "(여러분의 투표 행위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본다. 존경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여러분들도 정말 잘하셨다. 아주 인상적이고 흐뭇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매우 분열적 행동…후보 때처럼 하면 안 돼"
유 전 이사장은 윤 당선인에게도 축하 인사와 함께 "(선거 기간) 한 번도 통합적 언사를 한 적이 없고 매우 분열적 행동을 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후보 때처럼 하면 안 된다"라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 생각하게 되면 권력을 갖는 데 따르는 위험, 고통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될 것"이라며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자신의 손에 들어온 권력 잘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전날 대선 본투표 직후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대 여성으로부터 58%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윤 후보는 33.8%에 그쳤습니다.
반면 20대 남성은 윤 후보에게 58.7%의 지지를 보였습니다. 이 후보는 20대 남성으로부터 36.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도 "이재명 캠프 입장에서는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게 2030 여성표 결집이었고, 실제 결집이 이뤄지긴 했다"며 "소위 '이대남'(20대 남성) 프레임으로 한 세대 전체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 젠더 이슈를 선거 전략으로 삼은 건 우리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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