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소속의 한 청년당원이 "당적을 던지며 이야기하는 마지막 충정"이라며 유세 버스 사망사고의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탈당의 뜻을 밝혔다.
해당 당원 A씨는 1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사랑하는 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안철수 후보님의 뜻을 받들어 더 좋은 정권교체라는 대의 하에 가장 말단의 선거운동원으로서 활동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그 꿈은 이제 접어둘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인명 사고가 났던 버스와 동일한 구조의 차량을 타고 서울 지역 유세에 참여했다고 주장한 A씨는 사고 경위에 대해 "서울 지역에서도 인명 사고가 났던 버스와 동일한 구조의 차량이 운행되었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였다"며 "저 또한 해당 차량에 탑승했던 당사자로서 뒷좌석에 앉아있으니 유난히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을 직접 경험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가장 첫 행선지인 광장시장에 도착하자 선거운동을 포기하고 사라진 유세원 분도 한 분 계실 정도였으나 안전에 대한 특별한 정보를 고지 받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저는 특별한 의심 없이 해당 버스를 계속하여 탑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뒷좌석에서 졸고 있던 중 앞좌석에 계시던 어르신분들께서 두통이 너무 심하다고 항의한 결과 정차하여 머리가 아프신 분들은 나와서 공기를 쐬라는 권유가 있었다"면서 "저는 졸음이 너무 쏟아진 나머지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그러던 와중 아주 천만다행이게도 화학병 출신의 한 선거운동원분께서 다른 분들이 비틀거리는 모습과 함께 냄새가 나는 것을 보고 감각적으로 중독을 의심하여 버스 지붕에 있는 창문을 열어주셨고 저는 그 덕분에 큰 변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서울 지역 선거 유세는 14시경 조기 종료되었고, 이런 차량의 문제는 당에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간에 보고가 누락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감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간에 보고가 누락됐을 수도,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잘못된 관행이 문제가 되었을 수도, 조직체계가 미비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것을 감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5시 24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도로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 유세버스 안에서 손모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지역 선대위원장과 버스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은 채 있는 것을 다른 당원이 발견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강원도 원주에서도 또 다른 유세 버스 사고로 운전기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차량에 설치된 LED 전광판 전원 공급용 발전기에서 배출된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안 후보는 전날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유튜브 '안철수 TV' 라이브 방송에서 "제 목숨을 걸고 그분의 희생이 헛돼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생각과 다짐, 각오를 하게 됐다"며 "일주일 전의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가 정말 각오와 결기가 다르다.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그게 제 역사적 소명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