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했다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오늘(27일) 무고와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의원에게 1심에 이어 다시 한번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이 자신이 기자 지망생을 상대로 성추행했다고 보도하자, 기자회견에서 "나를 낙선시키려는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추행 장소로 지목된 호텔에서 자신의 카드 결제 기록이 나오자 자신이 했던 주장을 모두 철회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무고 혐의로 기소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정 전 의원이 과거 저지른 성추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하면서도 허위 주장을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을 확인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도 보여 범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전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성추행하거나 유사한 행위를 한 사실을 알고도 언론 보도 내용 중 일부가 불명확한 점을 이용해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가 카드 결제 기록이 나오자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의사가 이처럼 진행됐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에 따라 판결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판결 선고 직후 정 전 의원은 "4년 동안 제 삶이 초토화됐다"며 "재판부가 마음과 귀를 열고 진정성 있게 주장을 들으려 노력한 점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잘못된 미투의 희생자가 저로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민주당 당원들이 요청하면 어떤 요구도 피하지 않겠다"며 "모든 결정은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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