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검찰개혁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야망을 갖지 않기로 맹세했다"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나 대권 도전에 선을 그었다. 여권 내에선 추 장관의 거침없는 행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 의향이 없느냐"고 묻는 말에 "오직 검찰 개혁에 사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 일을 마치기 전까지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에 전 의원이 "장관직에 있는 동안에는 표명하지 않겠다는 뜻이냐"고 하자 추 장관은 "표명하지 않는 게 아니고 의지가 없다"고 답했다.
또 "장관직을 그만둔 다음에는 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말에 "그거야 알 수 없고, 검찰개혁이 완수될 때까지는(안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검찰총장의 쌈짓돈으로 돼 있는 것이 거의 5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특활비가) 너무 자의적으로, 임의로 쓰이고 한 번도 법무부에 보고한 바 없다"며 "특활비 94억원을 내려보낸 것의 절반 정도를 총장 주머닛돈처럼 쓰는 실태를 지금 점검하는 중이고, 점검 이후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과 신경전 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등 추 장관의 거침 없는 행보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도 부담감이 상당하다"며 "지금 당장 (추 장관이) 어떤 정치적 행보를 드러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거칠게 질답을 주고 받는 추 장관을 향해 "정도껏 하시라"고 직접 제지한 바 있다.
이에 추 장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정 의원에게 장문의 편지를 적어 보냈다. 추 장관은 정 의원에게 "우리는 민주당 동지다. 너그러이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