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가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한 데 대해 "내년 이후 남북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복선이 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인의 발언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선택하는 건 아니다"라며 12일 이같이 말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에서도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 미국이 대북정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지금부터 남쪽에 메시지를 보내서 북미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남북관계라도 한발 앞서 나가는 식으로 추진해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미 대선이 끝난 다음에는 남북한 사이에 뭔가가 있을 예정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북한이)그걸 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보건위기가 한 차례 지나가면 북한 측이 우리와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미리 준비해달라는 취지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 연설을 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두 정상이 모두의 에상을 깨고 만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있고 또 그래야 된다"며 "6월 연락사무소 폭파 건 등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가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 사과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