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이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흐트러진 모양새다. 당정청의 유력 인사들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연일 딴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 최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당정청 유력 인사들의 그린벨트 관련 발언을 살펴보면 하루사이 "검토할 것"과 "검토 안할 것" 등이 반복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한다"고 했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토위원회 간사도 15일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 17일 "이미 당정간 해제를 논의 중"이라고 그린벨트 해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김 실장 발언 후인 지난 18일부터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은 '그린벨트 해제불가'를 거론하고 있다.
이에 야권에서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 때 "정부의 부동산 후속대책을 둘러싼 여권의 혼선이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당정청 핵심 인사와 대선주자까지 나서서 서로 상반된 주장을 쏟아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후속대책이 나오기도 전에 국민들의 불신만 키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부동산 대책이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이라고 말씀하셨던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여권의 혼선을 정리하고 부동산 정책의 원칙을 바로 세워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라며 "총리, 장관에 이어 법무부 장관까지 그린벨트 논란에 숟가락을 든 상황이다. 이제 누군가가 상황을 정리해야 할 때다. 대통령이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촉구했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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