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보낸 영상 축사에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이 20년 전인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문 서명식 당시 착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넥타이 착용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남북 관계 진전의 이정표를 세운 20년 전의 합의를 되새기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20년 전 DJ의 넥타이를 매고 영상 축사를 통해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전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쓰던 물품이 동교동 자택에 보관 중"이라며 "서거 후 손을 대지 않던 옷장 문을 열어보니 2000년 당시 넥타이들이 따로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이 이날 영상 축사에서 사용한 연대(演臺)는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선언 공동발표 당시 사용한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연대는 판문점에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영상 축사를 촬영하기 위해 가져왔다. 강 대변인은 "판문점 연대는 한국 전통가구로 많이 활용되는 호두나무 재질이어서 습기에 강하고 휘거나 터지는 일이 없다"며 "휨이나 뒤틀림 없는 남북관계를 기원하기에 적격인 재료인 셈"이라고 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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