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그집(사저 매입부지)이 팔린다는 소문이 확 돌았습니다. 대통령 사저가 될 거란 얘기는 최근 한달내 주민들도 알게됐습니다"
5일 오전 9시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내 한 전원주택(지산리 313번지). 이 곳은 대통령 경호처와 문 대통령 내외가 공동명의로 지난 4월 29일 매입한 부지와 주택으로, 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지낼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해당 부지 입구에는 '출입금지, 개인소유지, CCTV 작동 중'이라는 팻말과 함께 철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철 문 옆에는 '약초재배지'라는 빛바랜 목판이 걸려 있고 철문 너머에는 널직한 마당과 함께 전원주택 한채가 들어서 있었다. 주택뒤에는 울창한 나무들로 숲이 우거져 있었다.
마을 주민 김모(64)씨는 "대통령 사저가 들어설 거란 얘기는 불과 한달 정도다. 수개월전부터 저 집(사저 매입부지)이 팔릴 거라는 소문이 크게 돌았다"며 "이곳 주인은 부산에서 한의원 한다는 소문이 있다. 주말에 가끔식 나타나곤 하는데 주민들과 교류는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40여 가구가 모여있는 평산마을은 한적하고 조용한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마을 한가운데는 논들이 있고, 옛 농가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나 군데군데 고급 전원주택들이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마을은 예전 도예촌으로 매입부지 옆에는 현재도 도자기 가마가 운영 중이다.
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사저로 매입한 부지와 주택. 철문은 현재 굳게 닫혀져 있고 주택 뒤쪽으로 숲이 있다 [양산 = 최승균 기자]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는 부지는 동네에서는 명당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마을 주변은 영축산이 둘러싸고 있고 정기가 모이는 곳이 해당 부지라는 것이다. 마을 주민은 "해당 부지 뒤쪽에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이곳은 '용머리'로 불리고 있어 명당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접근성도 뛰어나다. 사저 부지에서 약 2㎞ 거리엔 통도사가 있고, 울산KTX역과도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여기에 통도IC를 통해 부산, 김해와도 고속도로가 연결돼 교통접근성이 아주 좋다고 부동산 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입구.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지낼 곳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마을 우측 너머에 문 대통령 내외가 매입한 부지가 보인다 [양산 = 최승균 기자]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면서 벌써 부동산 가격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마을 인근 한 공인중개소 소장은 "언론에 뉴스가 나서 그런지 아침부터 부산 해운대, 울산 등지에서 전화문의가 연이어 오고 직접 오겠다는 사람들도 여럿된다 "며 "사저 인근 주택(대지)을 평당 280만원에 몇달전에 거래했는데 지금은 아예 매물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평산마을 인근 대부분 농지는 통도사 소유가 많고 일부 주택들도 부지는 통도사 소유로 지상권만 설정해 있는 집들이 있어 살수 있는 땅 자체가 많지 않다"며 "부산이나 김해, 울산의 부동산에서 땅을 구입해 달라고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을주민들은 대통령 사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일대 전경.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사저로 매입한 부지와 주택이 있는 곳이다. [양산 = 최승균 기자]
한 마을 주민은 "이곳은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면 마을 도로나 주변에 관광객들도 늘고 결국 마을 발전이 크게 되지 않겠냐"며 "많은 주민들은 문대통령이 오는 것을 좋아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반면 평산 마을회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에서 평생 농사짓고 조용하게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오게되면 경호 때문에 경찰들도 드나들고 김해 봉하마을처럼 관광객들이 들이닥쳐 얼마나 시끄럽고 복잡해지겠나"며 불만을 나타냈다.[양산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