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與 총선승리` 위해 활동할 가능성 제기돼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지난 17일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향후 행보를 놓고 내년 총선에 출마는 하지 않더라도 여권 승리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의 입장 표명을 '사실상 정계은퇴'보다는 '제도권 정치', 즉 국회로 가겠다는 뜻을 거둔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사정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총선 지원에 필요한 역동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총선 승리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필요한 역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에는 임 전 실장이 이번 결정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인사 중 하나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추측이 깔려있다.
지난 대선부터 호흡을 맞춘 임 전 실장과 양 원장은 양 원장이 2년간 해외에 있을 당시 귀국 때마다 회동하며 정국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를 떠난 뒤 가장 먼저 일본 도쿄를 방문해 양 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양 원장의 민주당 복귀 후에도 수시로 만나 서로의 거취 문제 등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임 전 실장이 양 원장과 총선 승리를 위한 생각을 공유한 뒤 이번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예측이 여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양 원장이 최근 '청와대 출신이 먼저 헌신과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뒤 임 전 실장의 입장 표명이 나온 것도 공교롭다는 해석이다.
임 전 실장의 총선 역할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는 뜻을 표명한 만큼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등은 선택지가 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임 전 실장이 높은 인지도를 토대로 전국에서 민주당 총선 후보 지원 유세 등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당내에서 고민과 의견 수렴이 필요할 것이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이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남북관계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대북특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적어도 북쪽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대화 파트너인 건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도 "미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에서 임 전 실장이 '0순위'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며 "대북특사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민간에서 '리베로 역할'로 얼마든지 넘나들면서 정부 간 조율에 나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