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 30일 야당 대표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고, 오후 늦게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정치인들의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고 있으나, 야당 대표들에 대해서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선 이날 오전 10시 15분께에는 평화당 정 대표가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함께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오전 10시 45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리며 조문을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땠나'라는 물음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오후 1시 25분께에는 바른미래당 손 대표가 장진영 비서실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손 대표는 20여분간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국민을 통솔하는 대통령이신 만큼 개인적인 아픔을 잘 삼키시며 훌륭히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손 대표에게 한국전쟁 당시 고인이 피난민으로 어렵게 자식들을 키우던 얘기를 하며 "아버님은 북한에서 농업교사도 하고 계장(공무원)도 하셨는데, 남한에서는 공무원을 하지 않고 장사를 했다. 어머님은 산동네에서 연탄배달을 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무엇보다 어머님이 고향 땅을 밟게 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손 대표가 전했다.
이에 손 대표는 "아드님을 반듯하게 키우시고 대통령까지 되신 걸 보셨으니 훌륭한 어머니셨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오후 2시 30분께에는 정의당 심 대표가 윤소하 원내대표와 함께 도착했다.
심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을 만나 "슬픔에 잠긴 문 대통령께 위로 말씀을 드렸다. 어머님을 잘 모시라고 말씀 드렸다"며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정치인들은 조문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번이나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했고,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역시 성당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한편 이낙연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이날 오후에 빈소를 찾기로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1일 열리는 발인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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