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7일) 집권 3년 차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단행한 것은 집권 중반기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정책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정권이 반환점을 돌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청와대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김영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중소벤처비서관에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여성가족비서관에는 홍승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 농해수비서관에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연합회 회장을 발탁했습니다.
아울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사퇴한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 후임에는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을 임명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현 정부 청와대에서 해당 비서관직에 처음 임명돼 근무했던 김형연 전 법무비서관·주현 전 중소벤처비서관이 물러나게 됐습니다.
신 전 비서관까지 포함하면 이날 교체된 비서관 중 이른바 '1기 멤버'가 과반인 셈이어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조직 재정비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인사 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출범 3년 차를 맞아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을 인선했다"고 밝혀 이번 인사가 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 체감 성과'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고 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서도 "정책 이해도가 높은 분들로 구성하고자 굉장히 노력한 인사"라고 부연했습니다.
김 비서관은 풍부한 법률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박 비서관은 농업 분야의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농업 컨설팅 분야를 개척해 왔다는 게 고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특히 석 비서관은 현 직책인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맡기 전 경향신문·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는 등 정책 및 현장 경험 면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 인선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은 후속 비서관 인사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서호 통일정책비서관이 통일부 차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등 차관 인사와 맞물려 비서관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습니다.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등 정부 출범 직후부터 2년 넘게 일한 '장수 비서관'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김봉준 인사비서관과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도 인사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교체된 비서관 중 일부는 총선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참모 중에서는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복기왕 정무비서관, 김영배 민정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유송화 춘추관장 등이 총선 출마 예상자로 꼽힙니다.
다만 정 수석이나 조 비서관, 유 관장을 제외한 인사들은 '원년 멤버'가 아니어서 교체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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