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활발히 양국을 오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작업이 더욱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 장관 일행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통신은 콜로콜체프 장관의 방북 기간이나 목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경찰력을 관장하는 콜로콜체프 장관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필요한 경호·의전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측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처음으로 찾게되는 만큼 준비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다. 앞서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은 1주일 간 수도 모스크바와 극동의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정부도 북·러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콜로콜체프 장관 방북과 관련된 질문에 "최근에 북러 관계 동향 등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정부도) 그러한 상황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에 대해서는 이르면 오는 25~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직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럼에 참석한 뒤 블라디보스톡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열차 혹은 전용기(참매1호)로 모스크바를 찾는 것보다는 부담이 적은 선택지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첫 방러의 상징성을 감안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일인 내달 9일을 전후로 모스크바를 방문할 개연성도 있다.
한편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대북제재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온(强穩) 양면전술을 펼쳤다.
1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한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들은 제재 체제하에서 잘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물론 (비핵화의) 시간표를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 수 있는 한 이 문제(비핵화 협상)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면서 "우리의 두(미·북) 정상이 몇 달 안으로 다시 만나 비핵화로 가는 길 위에서 실질적인 첫 번째 조치 또는 실질적인 큰 조치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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