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3일 "획일화되고 강제된 보편성이 아닌 다양성, 자율성 그리고 선택을 중시하는 우파의 가치가 정립돼야 한다"고 보수층의 발빠른 변화를 요구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제 1회 보수가치 재정립 연속토론회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에 좌장으로 참석해 "집단의 힘보단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고 정부보단 시장의 힘을 믿는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이사장은 특히 "결과의 평등보단 기회의 평등이 이뤄져야 진정한 보수가 자리잡을 수 있다"며 "보수 진보라는 이분법적 표현을 쓰기보단 보수를 재정립해 '혁신 보수'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추경호 여의도연구원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20여명의 한국당 소속 의원이 참석해 보수 혁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산산조각난 보수진영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하고 제대로된 이념가치를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한국 보수 세력은 새로운 리더군을 형성하는데 실패했다"며 "당권에 연연할게 아니고 유능한 지도자를 발탁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강 교수는 "시민단체와 에너지, 지식을 공유하며 국민 설득에 나서고 이념에 기초한 정당이 돼야 집권이 가능하다"며 "한국 우파 정치권 역시 이런 비전을 제시하과 과감함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인영 한림대 교수는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세력이 아니라 보수를 대변하는 자체적 정통 보수주의의 가치를 학습하고 토론해야 한다"며 "그에 기초한 정책을 만들어 국민에 제시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박지향 서울대 교수, 김주성 한국교원대학교 전 총장,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등의 발제문 발표가 진행됐다. 김 전 총장은 "이미지와 소통성이 중요해진만큼 보수정당에서 정당이념과 가치를 SNS를 통해 활발히 전파해야한다"며 "진보 프레임을 극복하고 보수연대를 구축하는 등 빠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경호 여의도연구원장은 "앞으로 월 1~2회씩 세미나를 통해 보수를 재정립하고 중요한 정책 현안을 계속 다루겠다"며 "향후 시민사회, 지식인 계층 등 보수층이 참여하는 대연석회의를 개최하는 등 '보수재건의 큐레이터'가 되겠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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