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주자 9명이 무대에 오르자 여기저기서 터지는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63빌딩 그랜드볼룸이 가득 찼다. "홍준표 대통령 후보"를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태극기를 흔들며 "김진태"를 외치는 지지자들이 경쟁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대선후보 지지율 5%를 넘어서는 확실한 후보가 없는 자유한국당 경선이지만 그 열기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았다.
17일 63빌딩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비전대회에는 안상수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김진태 의원, 조경태 의원,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상 등록기호 순) 등 9명이 참석했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비전 발표대회 이후 여론조사를 실시, 18일 1차 컷오프 통과자 6명을 발표한다. 여론조사는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 비율로 반영된다.
1차 컷오프 통과자 6명은 이어 19일 팟캐스트 토론회를 하고,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를 거쳐 2차 컷오프 통과자 4명이 20일 발표된다. '황교안 특례'로 불리며 논란을 일으켰던 추가 경선후보 영입제도는 없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TBS 라디오에 나와 후보가 난립했다는 지적에 "40대부터 70대까지, 지역도 다양하고, 생각하는 것도 상당히 폭이 넓다"며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은 좋다"고 말했다.
최근 복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준표 지사가 단연 1강으로 앞서가고 있어, 1차는 물론 2차 컷오프 통과까지 유력시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밝히면서, 그에게 쏠렸던 보수 표심 상당수가 홍 지사에게로 향하고 있다. 당내 계파를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로 나눌 경우 홍 지사는 비박계에 가깝다.
한국당 경선은 유력 주자인 홍 지사에 '친박' 핵심인 김진태 의원이 덤벼드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전날 홍 지사를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우겠다는 분이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연다고 한다"고 공격했다.
한국당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 출신 김관용 지사, 각각 5선과 6선 의원으로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수도권의 원유철 의원과 충청권의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친박계에 가깝다. 이들이 모두 1차 컷오프를 통과할 경우 2차 컷오프는 비박계 홍 지사를 친박계 주자들이 에워싸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여론조사에서 책임당원이 70%를 차지하는 경선룰 아래 친박계의 조직표가 지난해 8·9 전당대회처럼 결집하면 홍 지사의 낙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안상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내세운 신용한 전 위원장과 김진 전 논설위원이 예상 밖으로 선전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당내에선 비박계 주자가 후보로 선출될 경우 바른정당과의 '보수 후보 단일화'나 국민의당과의 연대까지 고려할 수 있어 확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시간이 없다. 예선보다 본선을 직접 겨냥해 대선을 치러야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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