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다시 불붙은 11일 야권 잠룡들이 대선 승리를 자신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지지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호남으로 향했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 광장'으로 뛰어들어 탄핵 원동력 되살리기에 나섰다.
안 지사는 11일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안희정과 즉문즉답, 목포와 심쿵하다' 행사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 의지를 강조하며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이 호남에서 시작되는만큼 호남에서 '안희정 바람'을 일으켜 역전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안 지사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대한 분노, 억울함, 그 수난의 역사를 갖고 있는 대명사가 호남의 시민이다. 호남의 한, 호남의 눈물은 과거가 될 것"이라며 "호남의 한이라는 역사를 더 정의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저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이날 안 지사는 "이번에 저 될 것 같다. 곰탕으로 말하면 가장 깊이 있게 끓여낼 수 있는 정치인이 저 안희정"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안 지사는 "위대한 정책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시기의 대북현금거래 내역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훨씬 더 많은 현금지원을 했다"며 '퍼주기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특히 안 지사는 호남 민심의 상징과도 같은 '목포의 눈물'을 직접 부르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의지와 연결된 행보냐'는 기자들 질문에 "1971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주류에 도전한 김대중의 정신, 그리고 2002년 '이인제 대세론'에 도전하던 노무현의 도전을 통해 기적이 만들어졌다"며 "2017년 그 기적과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한 걸음의 전진이 저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 뿐만 아니라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날 당내 경선을 향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1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포럼대구경북 출범식에서 "저는 적폐청산, 국가 대개조라는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검증이 이미 끝났고 털어도 먼지가 안 나는 사람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며 "(저는) 사상 최초로 영·호남, 충청 등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새 시대 첫차에 동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대구·경북이 일어서면 역사가 바뀐다, 대구·경북이 일어서면 세상이 디비진다(뒤집힌다)"는 구호를 외치며 대구·경북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박근혜 서포터즈 회원 100여명이 '문재인 규탄' 집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 방송을 통해 "여론조사와 경선은 다르다. 경선은 적극적인 행동가들이 하는 것"이라며 최근 지지율이 하락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이 시장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국버스킹' 행사에서 "최근에 제가 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던데 기죽지 않았다. 한번도 변한 일이 없다"며 "평소에 하던대로 오던길 그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정의당, 민주당, 국민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한길로 가는 민주연합정권을 만들어야 한다. 통합하고 연대하고, 그래도 안되면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한다"며 야권 단일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대세론'과 안 지사의 상승세에 대한 견제를 이어나갔다. 이날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영입 논란이 불거진) 전인범 같은 시대착오적이며 반역사적인 인물까지 영입하려는 과열된 경선 분위기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안 지사의) 대연정은 촛불, 역사, 국민, 민주주의를 모두 배신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민생 행보'를 통해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촛불 현장'에 가는 대신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현장을 찾았다. 이날 안 전 대표는 "방역도 국가 안보다. 정부는 어떤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라도 전국적인 확산을 방지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하겠다는 각오로 방역에 임해야 한다"며 "방역 체계 개선을 위해 근본적인 제안 세 가지를 하려고 한다.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 연구 개발에 집중투자해야하고, 백신은행을 설립하고, '사후약방문'식 축산 방역 시스템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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