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상대방 텃밭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올랐다.
매일경제·MBN과 레이더P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9~23일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9월3주)에 따르면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3.7%로 1위, 문 전 대표가 18.5%로 2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0.3%로 3위였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6.0%), 이재명 성남시장(5.1%),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3.8%)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지역별 지지율이다. 반 총장이 텃밭으로 통하는 충청지역에서 19.9%에 그친 반면 문 전 대표는 24.6%로 1위를 달렸다. 추석연휴 전인 지난 5~9일(9월1주) 조사 당시에는 반 총장이 24.4%로 1위, 문 전 대표가 15.2%로 그 뒤를 이었지만 추석을 지나면서 뒤집힌 것이다.
반면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선 반 총장이 17.1%로 문 전 대표(16.5%)를 눌렀다. 추석 전 문 전 대표가 25.2%로 반 총장 (11%)을 크게 앞섰던 결과가 역시 추석 이후 역전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의 경우 충청권이 텃밭으로 꼽힌다. 고향이 충북 음성이고, 충청지역 정치원로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입을 빌려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 충청권에서 지난 8월 이후 9월 1주차 조사까지 반 총장은 20% 이상 지지를 얻어 꾸준히 1위를 유지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는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다른 주자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때 호남의 반문(반문재인)정서에 시달렸지만 지난 8월 이후 호남에서 문 전 대표는 20%대의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충청에서는 지진 부실 대응, 미르와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등으로 당·청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반 총장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호남에서는 야권단일화와 2012년 대선패배 책임 등을 두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문 전 대표측이 설전을 벌이며 반 총장이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종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