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함께본 김종인·박지원, 사드 배치 놓고 이견
야권의 양대 노정객이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76)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74)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극장 앞에서 마주쳤습니다.
이날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햄릿'을 보러 간 자리에서입니다.
평소 개인적으론 서로를 '형님, 아우'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지만,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두고 더민주과 국민의당 사이에 입장차를 드러낸 상황입니다.
특히 김 대표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박 위원장은 배치 결정 철회를 당론으로 밀어붙일 정도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날 극장 입구에서 마주치자 박 위원장이 김 대표의 손을 붙잡으며 "제가 모시고 가야지"라면서 "사드 반대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위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웃으며 손을 저으면서 "아니야, 아니야"라고 말했고 이후 두 사람은 극장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의당이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이고 우리는 우리다"라며 "국민의당을 따라가야 할 이유가 있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이날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선 "보고를 못 받아서 모른다"고 김 대표는 답했습니다.
박 위원장도 지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와 어떤 대화를 나눌지를 묻자 "사드 문제도 당연히 해야죠"라며 "그분(김종인)은 찬성하니까 규탄을 해야죠"라고 박 위원장은 답했습니다.
마침 이날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전후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대사를 종종 입에 담았던 박 위원장입니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인 두 사람은 공연장 안에선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객석에 나란히 앉은 김 대표와 박 위원장이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고, 쉬는 시간(인터미션)이 끝난 뒤 함께 객석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커튼콜에서는 나란히 서서 배우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인터미션 때 김 대표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이야기나,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품위있는 문화예술인으로서 정치 이야기를 하겠어요?"라고 농을 던졌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연극 관람은 주최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박 위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거트루드' 역을 맡은 배우 손숙씨와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손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바 있습니다.
손씨가 리셉션에서 박 위원장에게 "20대 국회는 문화를 포기하셨냐"라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문화예술계 비례대표가 여야에 없다.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전부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이날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동행한 김 대표는 공연 종료 뒤 바로 극장을 떠났습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김 대표는 리셉션엔 참석할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야권의 양대 노정객이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76)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74)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극장 앞에서 마주쳤습니다.
이날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햄릿'을 보러 간 자리에서입니다.
평소 개인적으론 서로를 '형님, 아우'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지만,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두고 더민주과 국민의당 사이에 입장차를 드러낸 상황입니다.
특히 김 대표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박 위원장은 배치 결정 철회를 당론으로 밀어붙일 정도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날 극장 입구에서 마주치자 박 위원장이 김 대표의 손을 붙잡으며 "제가 모시고 가야지"라면서 "사드 반대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위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웃으며 손을 저으면서 "아니야, 아니야"라고 말했고 이후 두 사람은 극장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의당이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이고 우리는 우리다"라며 "국민의당을 따라가야 할 이유가 있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이날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선 "보고를 못 받아서 모른다"고 김 대표는 답했습니다.
박 위원장도 지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와 어떤 대화를 나눌지를 묻자 "사드 문제도 당연히 해야죠"라며 "그분(김종인)은 찬성하니까 규탄을 해야죠"라고 박 위원장은 답했습니다.
마침 이날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전후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대사를 종종 입에 담았던 박 위원장입니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인 두 사람은 공연장 안에선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객석에 나란히 앉은 김 대표와 박 위원장이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고, 쉬는 시간(인터미션)이 끝난 뒤 함께 객석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커튼콜에서는 나란히 서서 배우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인터미션 때 김 대표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이야기나,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품위있는 문화예술인으로서 정치 이야기를 하겠어요?"라고 농을 던졌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연극 관람은 주최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박 위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거트루드' 역을 맡은 배우 손숙씨와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손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바 있습니다.
손씨가 리셉션에서 박 위원장에게 "20대 국회는 문화를 포기하셨냐"라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문화예술계 비례대표가 여야에 없다.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전부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이날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동행한 김 대표는 공연 종료 뒤 바로 극장을 떠났습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김 대표는 리셉션엔 참석할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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