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누구랑 통화했나..왜 尹은 안밝히나
2)녹취는 누가 했나
3)실제 공작 있었나...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한 친박계 실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인한 새누리당 내홍이 10일에도 계속됐지만, 여전히 윤 의원의 통화 상대와 통화에 등장하는 인사, 녹취록 작성 인물 등은 오리무중으로 남아있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조사를 벌어여한다고 할 뿐 관련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관련자들 중에 공천관리위원회나 청와대 인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누구랑 통화했나…윤, 김 대표 자택서 사과
10일 윤 의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의 호출을 받아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오전에 김대표의 자택을 찾아 10분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윤 의원이 국회에 도착하자 내실로 이동해 윤 의원을 만나지 않았다. 서청원 최고위원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일부 최고위원들은 윤 의원에게서 이번 사태의 전말을 청취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윤 의원은 통화 상대와 자신이 언급한 A형과 B형에 대해선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관련자로 최경환 의원, 유기준 의원,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일제히 부정하는 분위기다. 조 원내수석 부대표는 “통신사에서 통화 내역을 받아봤지만 그날 윤 의원도 통화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유기준 의원은 “나는 아니다. 그 시간에 비행기에 탑승 중이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윤 의원과의 통화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새누리당 내에서 진상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는 누가했나…실제로 공작이 있었나
윤 의원의 발언이 큰 파장을 몰고 온 만큼 발언을 녹취한 인사가 누구인지도 관심이다. 특히 이날 여권에선 ‘인천지역에서 윤 의원과 영향력 경쟁을 벌이는 의원과 가까운 당 관계자가 윤 의원 지역사무소를 방문해 발언을 녹음했고, 통화 상대는 공천관리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라는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박 2부총장은 “윤 의원이 (나를)‘종희 형’이라 부르기 하지만, 만약 그날 전화를 받았다면 그냥 잊을 리가 없다. 내 기억으로 27일에는 통화하지 않았다”며 “해당 의원의 인사가 통화를 녹음해 넘겼다고 하는데, 상대방이 박종희인지 어떻게 아느냐? 의도가 있는 지라시에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켠에선 “당시 선거 사무소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인천지역 시의원, 구의원인데, 윤 의원이 통화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녹취 장소가 선거 사무소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만큼 녹취 인사의 정체는 안갯 속에 있는 셈이다.
실제로 공작이 진행됐는 지도 의문이다. 윤 의원은 당시 “내일 쳐야 돼”라며 “그래서 내가 A형한테다가 B형 해가지고 정두언이하고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어”라고 말하며 무언가의 모의를 암시했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됐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대표가 살생부 파문과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정두언 의원과 함께 해명에 나섰을 뿐 아니라, 친박계가 다수인 최고위의 권유로 공식 사과까지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직후 터진 사전 여론조사 문건 유출을 공작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건 유출은 김 대표 뿐만 아니라 친박계도 타격을 입었던 사건이었기 때문에 근거가 빈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명환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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