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 원천 배제 대상인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 대한 개별 통보 시기와 방법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23일 개별 통보하기로 했지만 24일에도 통보 여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달 방식도 당초 ‘친전’을 서면 형태로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가 전화 통보나 대면 통보 방식을 재검토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지난해 11~12월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지역구활동을 평가했으며 평가 점수 하위 20%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컷오프)하기로 한 바 있다. 24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지금 국회 상황이 좋지 않은데 그렇게 하기(개별 통보 하기) 좀 그렇다”면서 “어쨌든 내일(25일)은 반드시 해야하고 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친전’형식의 서면 통보 방식도 전화나 대면 통보 방식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의원들이 회관에 안 계시는 경우도 있고 해서 친전 형태로는 안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나서 할지, 전화로 할지 등 어떤 형태로 할지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위 20% 통보가 현역 의원들의 생사 여탈을 결정할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칼자루를 쥔 공관위 조차도 방향 설정에 애를 먹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 대한 미확인 ‘살생부 명단’이 여의도 정가를 떠돌면서 의원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살생부에는 하위 20% 탈락자로 Y, M, J, S, N, S, E, K 의원 등 11명이 실명으로 거론돼 있다. 이밖에 기존에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전 대표, 김성곤·최재성 의원과 신학용·최재천 의원(평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등도 거론되고 있다. 기존 탈당파 가운데서도 평가 서류 자체를 제출하지 않는 유성엽·황주홍 의원, 안철수 전 대표 등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하위 20% 컷오프 대상자의 통보가 늦어지면서 전체적인 공천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최초 22일로 예상됐었던 후보자 면접은 25일에 시작하기로 했다.
공관위는 하위 20% 컷오프가 끝난 뒤에도 초재선 하위 30%, 3선 이상 하위 50%에 대한 추가 정밀 심사를 실시해 추가 물갈이를 추진할 방침이다.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무제한 필리버스터’등으로 원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공관위가 일정을 차이피일 미루면서 당사자인 현역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더민주의 한 중진 의원은 “무슨 예의와 격식을 차린다고 ‘친전 발표’로 연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사람을 죽이면서 친전을 주면 격식을 차리는 것이냐”면서 “장난 치는 것 아니냐. 하려면 빨리 하라”고 말했다.[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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