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정찰총국장인 김영철(사진)이 지난해 말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의 후임으로 결정됐다는 정보가 알려져 주목된다.
통일부의 관계자는 18일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됐다는 첩보 수준의 정보가 있다”며 “확인 과정을 거쳐야 정확하게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영철은 군에서 대남업무를 오래 해왔다”며 “강경론자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날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김무성 대표 주재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 김양건 후임 통전부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내정 - 정책연구실 대외비’ 제하의 보고서를 전달했다. 정보 당국도 김 정찰총국장의 통전부장 내정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 정찰총국장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주재하는 새해 첫 공식행사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군복을 입고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적어도 이때까지는 김 정찰총국장이 민간인 신분인 통전부장에 임명되지는 않았다는 증거라고 정보 당국은 설명했다.
상당히 온건파로 알려진 김양건의 후임으로 군부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정찰총국장이 대남총책인 노동당 통전부장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가뜩이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 꼬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정찰총국장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군부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남북대화에 관여한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대남통이기도 하다. 현재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인민군 대장인 그는 1989년 남북 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때 북측 대표를 맡았고, 1990년 남북 고위급회담 때 북측 대표로 참여했다.
정부의 관계자는 “김영철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내부 권력 투쟁을 의식해 당분간 ‘튀지 않는 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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