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해외 긴급구호협의회'를 열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할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파견 규모와 일정 등을 공식 확정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달 발표한 잠정안대로 3차례에 걸쳐 총 30명의 의료진을 시에라리온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1∼3진으로 나눠 파견될 민·군 보건인력은 각각 감염내과 전문의 등 의사 4명과 간호사 6명 등 각 10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의료진과 별도로 정부는 긴급구호대의 현지 정착 및 현지에서의 업무 협의를 위해 지원인력을 3명 파견키로 했다. 지원 인력은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직원 등으로 구성됐다.
긴급구호대 1진은 오는 13일 출발하며 2진과 3진의 경우 각각 내년 1월 10일, 2월 7일 출국할 계획이다.
구호대는 ▲ 영국에서의 사전 훈련(1주) ▲ 시에라리온 현지 적응 훈련(1주) ▲본격 의료 활동(4주) ▲ 국내 안전시설에서의 자발적 격리(3주) 등의 일정에 따라 각각 움직이기로 했다.
긴급구호대 파견지는 시에라리온 수도 인근 가더리치 지역에 영국이 건설하는에볼라 치료소(ETC)다. 이 ETC는 14년째 현지에서 보건 의료 활동을 하는 이탈리아 비정부단체(NGO)인 '이머전시'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시에라리온에서의 국제 보건인력 활동을 총괄하는 영국과 우리 긴급구호대 지원에 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최종 합의했다.
이 MOU에 따라 우리 구호대원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영국인 의료인력의 감염 경우와 동등하게 '유럽연합(EU) 패키지'에 따라 EU측 운송수단으로 유럽 지역으로 후송돼 치료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 이외의 각종 질병과 사고에 대비, 우리 구호대원이 현지에서 활동 중인 유엔 직원에게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MOU를 유엔측과도 체결할 전망이다.
이밖에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유엔 등 국제사회가 에볼라 대응 관련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지속 요청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추가로5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 한·유엔개발계획(UNDP) 신탁기금을 활용해 시에라리온에 보급할 예정인 의료복 소각장비 10대 비용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이 소각 장비 중 1대는 우리 구호대가 활동하는 ETC에 배치된다.
윤병세 장관은 회의에서 "에볼라 위기는 전 인류가 함께 분담해야 할 인도적 책임이자 정치·역사적 책임”이라면서 "한국이 우수한 의료 인력과 성숙한 국민 의식을 바탕으로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은 우리 긴급 구호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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