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 예정인 독일 요아함 가우크 독일 대통령의 '독특한 이력'이 주목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25일부터 독일을 국빈 방문중이다.
지난 2012년 3월 18일 독일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가우크(74) 대통령은 동독 출신으로 민주화 운동에 매진했던 인사로 알려져 있다.
1940년 독일 동북부 발트해 연안 도시 로슈토크에서 출생한 가우크 대통령은 1950년대에 구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 3년여간 생활했다.
1965년 개신교 일파인 루터교회의 목사가 된 뒤 각종 연설을 통해 인권과 자유를 주창하면서 당국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다. 심지어 그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이듬해 통일될 때까지 동독 비밀경찰에 의해 철저한 감시를 당했다.
통일 이후에는 구동독문서 관리청을 10여 년간 이끌며 슈타지(독일 국가보안부)와 그 끄나풀들의 활동에 대한 추적으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 2010년 6월 대선에서 야당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후보로 나서 불프 전임 대통령과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석패한바 있다.
이런 독특한 이력 외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독일의 나치 과거사에 대한 그의 '참회의 자세' 때문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독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말 나치 독일군이 대학살을 저지른 프랑스 중서부 마을 오라두르 쉬르 글란을 찾았다.
나치군은 1944년 6월 10일 이 마을 교회에 여성과 아동을 가둔 채 독가스를 살포하고 불을 지르는 등 주민을 잔혹하게 학살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당시 "이 범죄로 피해를 받은 이들의 눈을 쳐다보면서 살인자들이 심판받지 않은 데 대한 비통함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우크 대통령은 앞서 체코와 이탈리아의 나치 학살 현장을 방문하며 나치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일본과의 과거사 갈등 과정에서 "독일 지도자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가우크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우크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가 넘어 베를린 테겔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다비드 길 연방 비서실장을 예정에 없이 공항에 보내 박 대통령을 영접하게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당시 공항에서는 국빈방문 의전에 따라 박 대통령이 비행기 트랩을 내릴 때 예포 21발이 울려퍼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일몰 후에도 예포를 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지만, 특별히 독일 정부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환영의 뜻을 보이기 위해 예포를 쏘았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