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12월 28일 토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여야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연말 국회가 또다시 파국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의 민주노총 건물 탈출을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졌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연차를 다 못 쓰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여자아이 성폭행 기사에 음란댓글을 단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1. "절대 못 믿어"
- 영화에서 이런 장면 많이 보셨을 겁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네가 먼저 내려놔라" 얘기를 하죠. 그런데 상대방이 총을 내려놓는 척하면서 쏴버리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총을 버리기 어렵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던 총은 국정원 개혁안이었고, 민주당은 예산안이었습니다. 겉으로야 핑계를 대지만 속내를 보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를 해줘야 국정원 특위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통과시켜주겠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먼저 국정원 개혁안을 처리해줘야 예산안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년 내내 갈등을 빚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터라 양측은 서로를 믿지 못했고, 결국 어제 국정원 개혁안과 예산 모두 회의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올해 본회의라고는 모레(30일) 하루 남았는데 국회부터 신뢰를 좀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2. '탈출' 진실게임
- 지난주 일요일(22일) 서울 정동길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찰의 민주노총 진입 사건. 출입문을 뜯고 최루탄까지 터뜨렸지만 황당하게도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간부들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노조 측은 이들이 공권력 투입 직전, 새벽에 건물을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명환 위원장이 '증발' 닷새 만인 엊그제(26일) 다시 민주노총 건물에 떡 하니 나타난 겁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 있었다며 건물 앞에 사람들이 많아 다시 들어오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설명은 다릅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속 민주노총 건물에 있었다는 겁니다. 경찰이 엄청나게 검문을 하고 있는 건물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건물 안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도 여러 경로로 입수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의 설명을 들으면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그렇다면, 지난주 일요일에는 일부러 안 잡은 건가요?
3. 휴가 스트레스
- 이제 2013년이 오늘까지 겨우 나흘 남았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 들만도 한데 직장인들은 속이 쓰리다고 합니다. 바로 휴가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정상적인 풀타임 근로자는 15~25일의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연차가 해가 넘어가면 이월되지 않고 사라진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취업사이트가 직장인 4백여 명에게 물어보니 직장인들은 올해 연차를 평균 6일 정도 썼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연차를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응답이 78.5%에 달했습니다. 직장인 5명 중 4명이 연차를 다 못 쓴다는 얘기입니다.
이쯤 되니 갑자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집니다. 지난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무려 17일 동안이나 하와이에서 연말 휴가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 아무리 바쁘다 해도 세계 대통령보다는 덜 바쁠 텐데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4. '짐승 댓글'도 음란물
- '댓글도 음란물이다.' 어제 서울 서초경찰서가 내린 판단입니다. 아동 성폭행 기사에 상식 밖의 악성 댓글, 이른바 '짐승 댓글'을 단 누리꾼 13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인터넷에 게재된 여자 아이 성폭행 기사에 "어릴수록 좋다" "남자의 로망 로리타를 일개 서민이 즐기다니 부럽다"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댓글을 달았습니다. 더 공분을 사는 건 해당 기사에 언급된 여자 아이들의 나이는 겨우 4살, 7살이라는 겁니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입니다. 앞으로는짧은 댓글이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면 음란물로 보고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피해 부모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짐승 댓글 이번 일을 계기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12월 28일 토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여야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연말 국회가 또다시 파국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의 민주노총 건물 탈출을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졌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연차를 다 못 쓰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여자아이 성폭행 기사에 음란댓글을 단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1. "절대 못 믿어"
- 영화에서 이런 장면 많이 보셨을 겁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네가 먼저 내려놔라" 얘기를 하죠. 그런데 상대방이 총을 내려놓는 척하면서 쏴버리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총을 버리기 어렵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던 총은 국정원 개혁안이었고, 민주당은 예산안이었습니다. 겉으로야 핑계를 대지만 속내를 보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를 해줘야 국정원 특위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통과시켜주겠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먼저 국정원 개혁안을 처리해줘야 예산안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년 내내 갈등을 빚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터라 양측은 서로를 믿지 못했고, 결국 어제 국정원 개혁안과 예산 모두 회의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올해 본회의라고는 모레(30일) 하루 남았는데 국회부터 신뢰를 좀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2. '탈출' 진실게임
- 지난주 일요일(22일) 서울 정동길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찰의 민주노총 진입 사건. 출입문을 뜯고 최루탄까지 터뜨렸지만 황당하게도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간부들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노조 측은 이들이 공권력 투입 직전, 새벽에 건물을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명환 위원장이 '증발' 닷새 만인 엊그제(26일) 다시 민주노총 건물에 떡 하니 나타난 겁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 있었다며 건물 앞에 사람들이 많아 다시 들어오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설명은 다릅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속 민주노총 건물에 있었다는 겁니다. 경찰이 엄청나게 검문을 하고 있는 건물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건물 안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도 여러 경로로 입수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의 설명을 들으면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그렇다면, 지난주 일요일에는 일부러 안 잡은 건가요?
3. 휴가 스트레스
- 이제 2013년이 오늘까지 겨우 나흘 남았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 들만도 한데 직장인들은 속이 쓰리다고 합니다. 바로 휴가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정상적인 풀타임 근로자는 15~25일의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연차가 해가 넘어가면 이월되지 않고 사라진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취업사이트가 직장인 4백여 명에게 물어보니 직장인들은 올해 연차를 평균 6일 정도 썼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연차를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응답이 78.5%에 달했습니다. 직장인 5명 중 4명이 연차를 다 못 쓴다는 얘기입니다.
이쯤 되니 갑자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집니다. 지난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무려 17일 동안이나 하와이에서 연말 휴가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 아무리 바쁘다 해도 세계 대통령보다는 덜 바쁠 텐데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4. '짐승 댓글'도 음란물
- '댓글도 음란물이다.' 어제 서울 서초경찰서가 내린 판단입니다. 아동 성폭행 기사에 상식 밖의 악성 댓글, 이른바 '짐승 댓글'을 단 누리꾼 13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인터넷에 게재된 여자 아이 성폭행 기사에 "어릴수록 좋다" "남자의 로망 로리타를 일개 서민이 즐기다니 부럽다"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댓글을 달았습니다. 더 공분을 사는 건 해당 기사에 언급된 여자 아이들의 나이는 겨우 4살, 7살이라는 겁니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입니다. 앞으로는짧은 댓글이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면 음란물로 보고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피해 부모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짐승 댓글 이번 일을 계기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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