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양쪽은 어젯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협상장 안팎에서는 논란이 됐던 여론조사 + 공론조사 방식은 사실상 폐기된 것 같고, 남은 것은 여론조사 방식뿐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방식도 질문 문항을 놓고 양측의 기 싸움이 팽팽합니다.
문재인 캠프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지'를 묻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안철수 캠프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맞붙을 때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묻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500명, 19~20일,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 ARS, 95% 신뢰수준 ±2.5%P)를 보면 야권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42.6%로 39.0%를 나타낸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6.7%, 문 후보 45.9%로 조사됐고,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서는 43.4% 대 49.3%로 안 후보가 앞섰습니다.
이 여론조사가 말해 주 듯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양 캠프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문항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협상장 밖에서 벌이는 장외 신경전도 위험수위에 도달한 듯 보입니다.
문재인 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어제저녁 8시 긴급 브리핑을 통해 협상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우 단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공보단장(11월20일)
- "양측은 오늘(20일) 여론조사 방안으로 설문 문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적합도 조사 방안을 주장하고, 안철수 후보 쪽은 박근혜 후보와 가상대결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오늘 중 타결을 위해 수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안철수 후보 측이 가상대결 조사방안을 고수해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안 캠프의 고집 때문이라는 걸까요?
안 캠프는 우 단장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캠프 유민영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민영 / 안철수 캠프 대변인(11월20일)
- "중대한 결정이 될 수 있는 여론조사에서 무엇을 묻는 것을 미리 알리는 것은 여론에 의도적인 내용을 알릴 수 있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우상호 공보단장의 돌발적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협상할 생각이 없거나.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겁니다."
그런데 우 단장은 왜 협상 중간에 협상 내용을 공개했을까요?
그것도 아주 민감한 여론조사 문구를 그대로 말입니다.
전날 안철수 캠프 쪽에서 공론조사 방식을 공개한 것에 대해 화가 난 게 아직 풀리지 않았던 걸까요?
우상호 단장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공보단장(11월20일)
- "그동안 맏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 있어도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이제는 어제 진행됐던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 캠프 쪽도 발끈했습니다.
신의를 저버린 것은 문재인 캠프가 먼저라는 겁니다.
유민영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민영 / 안철수 캠프 대변인(11월20일)
- "우 공보단장이 통 크게 양보했다고 브리핑했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통 큰 형님론'과 '무늬만 형님론'이 충돌한 모양새입니다.
이쯤 되면, 두 진영이 단일화 이후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법합니다.
두 진영의 앙금이 깊어지기 전에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담판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법합니다.
그런데 두 후보의 심기도 썩 편치 않아 보입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20일)
- "안철수 후보 쪽에서 누가 봐도 안 후보 쪽이 유리한 방식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쪽(안 캠프)에서 새정치 공동선언 조건으로 요구해왔습니다. 깊은 고뇌 끝에 현실적으로 어려움 불구하고 그분들이 정말 결정 내리고 희생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것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21일)
- "(지금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는지 마지막 조율단계입니다. 담판이라고 하면 풀리지 않은 부분을 양 후보가 담판하는 것이지 한쪽이 양보하는 담판은 아닙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동기가 국민 부름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마음의 빚이 있습니다. 제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제 소유가 아닙니다. 양보란 굉장히 힘듭니다."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 어떤 사람들은 두 후보 모두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단일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두 후보의 의지도 강하지만, 지지세력의 힘겨루기도 생각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입니다.
상생의 정치를 외쳤던 두 후보, 두 진영이 단일화 이후에도 정말 손을 잡을 수 있을까요?
겉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속으로도 정말 같은 배를 탄 동지적 관계로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수 있을까요?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지라 수시로 바뀌니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MBN 뉴스M
양쪽은 어젯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협상장 안팎에서는 논란이 됐던 여론조사 + 공론조사 방식은 사실상 폐기된 것 같고, 남은 것은 여론조사 방식뿐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방식도 질문 문항을 놓고 양측의 기 싸움이 팽팽합니다.
문재인 캠프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지'를 묻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안철수 캠프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맞붙을 때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묻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500명, 19~20일,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 ARS, 95% 신뢰수준 ±2.5%P)를 보면 야권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42.6%로 39.0%를 나타낸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6.7%, 문 후보 45.9%로 조사됐고,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서는 43.4% 대 49.3%로 안 후보가 앞섰습니다.
이 여론조사가 말해 주 듯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양 캠프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문항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협상장 밖에서 벌이는 장외 신경전도 위험수위에 도달한 듯 보입니다.
문재인 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어제저녁 8시 긴급 브리핑을 통해 협상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우 단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공보단장(11월20일)
- "양측은 오늘(20일) 여론조사 방안으로 설문 문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적합도 조사 방안을 주장하고, 안철수 후보 쪽은 박근혜 후보와 가상대결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오늘 중 타결을 위해 수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안철수 후보 측이 가상대결 조사방안을 고수해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안 캠프의 고집 때문이라는 걸까요?
안 캠프는 우 단장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캠프 유민영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민영 / 안철수 캠프 대변인(11월20일)
- "중대한 결정이 될 수 있는 여론조사에서 무엇을 묻는 것을 미리 알리는 것은 여론에 의도적인 내용을 알릴 수 있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우상호 공보단장의 돌발적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협상할 생각이 없거나.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겁니다."
그런데 우 단장은 왜 협상 중간에 협상 내용을 공개했을까요?
그것도 아주 민감한 여론조사 문구를 그대로 말입니다.
전날 안철수 캠프 쪽에서 공론조사 방식을 공개한 것에 대해 화가 난 게 아직 풀리지 않았던 걸까요?
우상호 단장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공보단장(11월20일)
- "그동안 맏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 있어도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이제는 어제 진행됐던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 캠프 쪽도 발끈했습니다.
신의를 저버린 것은 문재인 캠프가 먼저라는 겁니다.
유민영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민영 / 안철수 캠프 대변인(11월20일)
- "우 공보단장이 통 크게 양보했다고 브리핑했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통 큰 형님론'과 '무늬만 형님론'이 충돌한 모양새입니다.
이쯤 되면, 두 진영이 단일화 이후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법합니다.
두 진영의 앙금이 깊어지기 전에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담판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법합니다.
그런데 두 후보의 심기도 썩 편치 않아 보입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20일)
- "안철수 후보 쪽에서 누가 봐도 안 후보 쪽이 유리한 방식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쪽(안 캠프)에서 새정치 공동선언 조건으로 요구해왔습니다. 깊은 고뇌 끝에 현실적으로 어려움 불구하고 그분들이 정말 결정 내리고 희생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것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21일)
- "(지금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는지 마지막 조율단계입니다. 담판이라고 하면 풀리지 않은 부분을 양 후보가 담판하는 것이지 한쪽이 양보하는 담판은 아닙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동기가 국민 부름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마음의 빚이 있습니다. 제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제 소유가 아닙니다. 양보란 굉장히 힘듭니다."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 어떤 사람들은 두 후보 모두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단일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두 후보의 의지도 강하지만, 지지세력의 힘겨루기도 생각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입니다.
상생의 정치를 외쳤던 두 후보, 두 진영이 단일화 이후에도 정말 손을 잡을 수 있을까요?
겉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속으로도 정말 같은 배를 탄 동지적 관계로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수 있을까요?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지라 수시로 바뀌니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MBN 뉴스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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