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수사 의뢰"…"증거 대라"

【 앵커멘트 】
민주당 회의 내용이 도청됐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고, 한나라당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반발했습니다.
유상욱 기자입니다.


【 기자 】
논란은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비공개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문제의 회의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문방위원이 참석해 KBS 수신료를 둘러싼 야당의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주말인 어제(2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도청 의혹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민주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한나라당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손학규 / 민주당 대표
- "의회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의회주의의 기본과 금도를 벗어난 것입니다. 낡은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당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선교 의원은 "녹취록이 아니라 한 측근이 민주당으로부터 메모 형식으로 흘러나온 것을 정리한 발언록"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도청이라면 민주당이 구체적인 물증을 내놔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합의를 파기한 것을 놓고 비난 여론이 일자 도청 의혹을 꾸몄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안형환 / 한나라당 대변인
- "TV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여야 합의를 하고 이를 깬 과정에서 비난을 받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정치공세로 판단합니다."

도청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내일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MBN뉴스 유상욱입니다. [ twitter.com/uzz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