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 독자 추진"…정부 "교류협력법 위반"

【 앵커멘트 】
(이런 가운데)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법을 채택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한 압박책으로 풀이됩니다.
정성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이번엔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습니다.

방식은 외자유치입니다.

투자에 나서는 외국 법인과 개인·경제조직에 관세 특혜를 주고, 특구 내에서는 '무사증제'가 실시됩니다.

관광도 외국인으로 한정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대그룹이 갖고 있던 금강산 관광의 독점권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해외동포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대그룹과의 사업 재개 가능성은 열어둔 셈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조치는 우리 정부에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를 압박하려는 수단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발표 시점 역시 미묘합니다.

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하고 남한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만입니다.

연이은 '강공'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으로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사업마저 외국에 개방하게 됐다는 걸 강조하려는 조치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 상임위 정령 자체가 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남북 간의 합의와 국제관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정성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