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늘어난 공사비로 갈등이 커지는 건 주택 시장뿐만이 아닙니다.
대형빌딩이나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도 공사비를 놓고 싸우다가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사비가 왜 늘어났는지 제대로 된 설명이 없고, 시행사가 항의하면 그때야 깎아주는 모습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승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 중심상업지역 복합업무 빌딩(센텀 하이브) 건설현장입니다.
39층 높이 건물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 인터뷰 : 이승민 / 기자
- "공정률은 80%,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시행사와 시공사는 수년째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2021년 총 4,000억 원에 건설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다음 해 시공사는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1,100억 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시행사가 공사비가 증액된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하자, 시공사는 공사비 증액분을 수차례에 걸쳐 절반 수준인 450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시행사가 불투명한 명세서로 공사비 증액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시공사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정작 소송 금액은 당초 요구금액의 10분의 1 수준인 99억 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요구한 1,100억 원이라는 공사비 증액분이 터무니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 인터뷰 : 시행사 관계자
- "타당하지 않은 항목 중에서도 단가를 조정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항목들이 너무 많다는 것…."
해당 건설사는 MBN에 산출 근거를 갖고 증액을 청구했고, 합의하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금액을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소송 금액 99억 원은 전체 공사비의 일부이며, 재판 과정에서 평가액이 나오면 최종 인상분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개발이익의 7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행사 관계자
- "70%를 달라, 시행사가 거지로 나자빠지라는 것으로밖에 볼 수가 없는…."
영세한 시행사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대형 건설업체가 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분양가와 임대료를 올릴 수 없는 시장 상황에서 수익이 떨어지고 협상 여력이 없어서 법적 분쟁으로…."
최근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공사비 증액 내역을 놓고 시행사와 시공사 간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승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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